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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오뚝한 코’가 된 사연

“오뚝한 코에 눈매가 매섭다.” “코가 우뚝하고 눈매가 날카롭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와 마주쳐 몽타주를 만드는 데 참여했던 버스기사와 안내원은 그의 생김새를 이렇게 기억했다.   유력한 용의자의 모습을 묘사할 때 사용된 “오뚝한 코” “코가 우뚝하고” 중 어떤 표현이 맞을까? ‘오뚝하다’ ‘우뚝하다’ 모두 도드라지게 높이 솟은 상태를 일컫는 말로 쓸 수 있다.   ‘오똑하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한 매체가 공개한 용의자의 고교 때 사진을 보고 “몽타주처럼 눈매가 날카롭고 코가 오똑하네”라고 표현하는 이가 많다. 이때의 ‘오똑하다’는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말이다. “코가 오뚝하네”나 “코가 우뚝하네”로 고쳐야 한다. ‘오뚝하다-우뚝하다’가 짝을 이루는 게 바르냐고 의아해하지만 ‘오뚝하다’ ‘우뚝하다’만 표준말로 인정하고 있다.   ‘오똑하다’를 취하지 않고 ‘오뚝하다’를 표준어로 삼은 이유는 양성모음이 음성모음으로 바뀌어 굳어진 단어는 음성모음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음성모음화 현상을 인정한 결과다. 우리말에는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모음조화 현상이 있는데 지금은 이 규칙이 많이 무너져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게 ‘깡총깡총’이다. ‘깡총깡총’을 버리고 언어 현실을 반영해 ‘깡충깡충’을 표준어로 정했다. 발딱발딱 일어서는 아이들의 장난감도 ‘오똑이’가 아닌 ‘오뚝이’로 써야 한다. ‘-동이’도 ‘-둥이’가 표준어다. ‘-둥이’의 어원은 ‘동이(童-)’이지만 음성모음화를 인정해 ‘막둥이’ ‘쌍둥이’처럼 사용한다.우리말 바루기 사연 음성모음화 현상 음성모음 형태 모음조화 현상

2025-04-14

[우리말 바루기] ‘깡총깡총’은 틀린 말?

“‘깡총깡총’은 틀린 말이야? 맞춤법 검사기가 ‘깡충깡충’으로 수정하라고 하네.”   “지금 교과서 만드는 거 아니잖아? 편한 대로 써. 그리고 그건 틀리고 안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야. 표준어냐 비표준어냐의 문제야.”   ‘깡총깡총’을 아까워하는 그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언어 현실을 감안한 답이었다.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깡총깡총’은 표준어였다. 동요 ‘산토끼’를 부를 때 누구나 “깡총깡총 뛰면서”라고 했다. ‘깡충깡충’이 표준어가 된 건 1988년 표준어 규정이 개정되면서다. 이 규정엔 “양성모음이 음성모음으로 바뀌어 굳어진 단어는 음성모음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고 돼 있다. 첫 번째 예로 ‘깡충깡충’을 제시해 놓았다. ‘깡총깡총’의 양성모음 ‘ㅗ’가 음성모음인 ‘ㅜ’로 바뀌어 ‘깡충깡충’으로 굳어져 쓰인다고 봤다. 그때는 그랬을까? 지금 주위를 둘러봐도 ‘깡총깡총’으로 쓰는 사람이 더 많다. 양보해서 더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깡충깡충’이 더 널리 굳어졌다고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깡총깡총’도 다시 표준어로 두는 게 낫다.   ‘깡총깡총’과 ‘깡충깡충’은 어감이 다르다. 똑같은 말로 볼 수 없다. ‘ㅏ’나 ‘ㅗ’ 같은 양성모음은 작고 밝은 느낌을 주고, ‘ㅓ’나 ‘ㅜ’ 같은 음성모음은 크고 어두운 느낌을 준다. ‘깡총깡총’은 작고 귀여운 느낌이다. 어린이를 위해 지은 노래 ‘산토끼’의 ‘깡총깡총’이 표준어의 이름으로 ‘깡충깡충’이 되는 건 별로다. 모양을 흉내 낸 의태어, 소리를 흉내 낸 의성어는 더욱이 표준어의 틀로 가를 일이 아니다. 모두의 편리한 말글살이를 위해.우리말 바루기 표준어 규정 음성모음 형태 맞춤법 검사기

2025-03-23

[우리말 바루기] ‘오뚝한 코’가 된 사연

“오뚝한 코에 눈매가 매섭다.” “코가 우뚝하고 눈매가 날카롭다.”   유력한 용의자의 모습을 묘사할 때 사용된 “오뚝한 코” “코가 우뚝하고” 중 어떤 표현이 맞을까? ‘오뚝하다’ ‘우뚝하다’ 모두 도드라지게 높이 솟은 상태를 일컫는 말로 쓸 수 있다.   ‘오똑하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코가 오똑하네”라고 표현하는 이가 많다. 이때의 ‘오똑하다’는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말이다. “코가 오뚝하네”나 “코가 우뚝하네”로 고쳐야 한다. ‘오뚝하다-우뚝하다’가 짝을 이루는 게 바르냐고 의아해하지만 ‘오뚝하다’ ‘우뚝하다’만 표준말로 인정하고 있다.   ‘오똑하다’를 취하지 않고 ‘오뚝하다’를 표준어로 삼은 이유는 양성모음이 음성모음으로 바뀌어 굳어진 단어는 음성모음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음성모음화 현상을 인정한 결과다. 우리말에는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모음조화 현상이 있는데 지금은 이 규칙이 많이 무너져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게 ‘깡총깡총’이다. ‘깡총깡총’을 버리고 언어 현실을 반영해 ‘깡충깡충’을 표준어로 정했다. 발딱발딱 일어서는 아이들의 장난감도 ‘오똑이’가 아닌 ‘오뚝이’로 써야 한다. ‘-동이’도 ‘-둥이’가 표준어다. ‘-둥이’의 어원은 ‘동이(童-)’이지만 음성모음화를 인정해 ‘막둥이’ ‘쌍둥이’처럼 사용한다.우리말 바루기 사연 음성모음화 현상 음성모음 형태 모음조화 현상

2023-07-20

[우리말 바루기] ‘오뚝한 코’가 된 사연

“오뚝한 코에 눈매가 매섭다.” “코가 우뚝하고 눈매가 날카롭다.” ‘오뚝하다’ ‘우뚝하다’ 모두 도드라지게 높이 솟은 상태를 일컫는 말로 쓸 수 있다.   ‘오똑하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오똑하다’는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말이다. “코가 오뚝하네”나 “코가 우뚝하네”로 고쳐야 한다. ‘오뚝하다-우뚝하다’가 짝을 이루는 게 바르냐고 의아해하지만 ‘오뚝하다’ ‘우뚝하다’만 표준말로 인정하고 있다.   ‘오똑하다’를 취하지 않고 ‘오뚝하다’를 표준어로 삼은 이유는 양성모음이 음성모음으로 바뀌어 굳어진 단어는 음성모음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음성모음화 현상을 인정한 결과다. 우리말에는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모음조화 현상이 있는데 지금은 이 규칙이 많이 무너져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게 ‘깡총깡총’이다. ‘깡총깡총’을 버리고 언어 현실을 반영해 ‘깡충깡충’을 표준어로 정했다. 발딱발딱 일어서는 아이들의 장난감도 ‘오똑이’가 아닌 ‘오뚝이’로 써야 한다. ‘-동이’도 ‘-둥이’가 표준어다. ‘-둥이’의 어원은 ‘동이(童-)’이지만 음성모음화를 인정해 ‘막둥이’ ‘쌍둥이’처럼 사용한다.우리말 바루기 사연 음성모음화 현상 음성모음 형태 모음조화 현상

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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